500페소 멕시코 지폐 속 들어간 여류화가 이야기
미술 영화 '프리다 Frida'
미술 영화. 교양 영화. 예술 영화교육 영화 추천 리뷰입니다. 줄거리와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영화 스토리를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영화 감상뿐 아니라 프리다 못지않은 천재 감독 '줄리 테이머'와 프리다 칼로의 책"내 영혼의 일기"에 관한 이야기도 아래 함께 포스팅하였습니다.
개봉 : 2003년 11월
국가 : 미국, 캐나다
상영시간 : 120분
감독 : 줄리 테이머
제 점수는 90점입니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과 작품을 120분 안에 요약해서 보기에 좋은 작품입니다. '러빙 빈센트'를 보기 전까지 '프리다'가 1등이었는데 '러빙 빈센트'의 작품 같은 스토리와 영상을 보고 프리다는 90점으로 하였습니다.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첫인상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무섭다"였습니다. 미술은 아름답고 예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예쁘다기엔 잔인하고 아픈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그림은 불편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인지 중학교 때 인지 미술 교과서에서 본 게 처음이었습니다. 해외여행도 못 가본 한국에서만 자란 10대 학생에게 남미라는 나라와 남미의 예술은 낯설었습니다. 계속해서 주류로 배운 유럽, 북미의 서양 미술과 내가 사는 지역인 동양의 미술은 알겠는데 남아메리카의 미술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그렇게 강한 인상으로 훅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고 무서운 첫인상의 그녀의 그림이 기억에서 잊힐 무렵 그녀가 주인공인 영화 "프리다(2002)"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림만큼이나 이 영화는 강렬한 인상으로 영화는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오래전 본 영화인데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장면이 두 장면 있습니다. 어린 프리다 칼로가 전차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다치는 장면입니다. 계속 병원을 다니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프리다 칼로에 대한 정보를 알았더라면 그로 인해 평생 불편하게 살았을 걸 알고 충격을 덜 받았을 텐데 당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봐서 끝없이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그녀가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장면은 남편인 디에고가 프리다 칼로의 친동생과 장면을 그녀가 발견할 때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디에고의 행동에 절망하는 프리다를 뇌리에 깊게 남겨준 장면이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어린 프리다 칼로의 모습과 그 몸으로 아이를 낳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좌절하고 친동생과도 디에고의 모습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 어쩌면 프리다 칼로에게 산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와 책에서 반복적으로 그녀가 남긴 말 "행복하게 떠날 수 있길.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길."이라는 말이 더 기억엔 남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러빙 빈센트를 보기 전 까지는 미술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라 더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이 사람은 꼭 봐야 한다!
지난번 '러빙 빈센트'에서는 프랑스 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추천을 드렸는데 이번 "프리다" 영화는 프리다 작품을 처음 접한 분들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그녀의 삶을 알고 나면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사전 정보 없이 충분히 작품을 보고. 꼭 작가의 삶을 알아야 하는 것이 작품을 즐기는 방법은 아니기에 그녀의 삶을 다 알고 그녀의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녀의 작품은 그녀의 삶을 알고 나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에 그녀의 삶을 다 알고 보는 것이 좋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멕시코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남편 디에고는 멕시코 지폐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신사임당 정도 된다고 할까요? 신사임당은 오래전 조선시대의 인물이지만 현대를 살아간 프리다 칼로가 국가 지폐에 들어있다는 생각을 하니 멕시코 국민들이 얼마나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멕시코는 그녀의 작품들을 국보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림뿐만 아니라 벽화 등 공공미술에도 영향을 끼쳐 그녀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남편 디에고를 알고 가면 멕시코의 풍경들을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줄거리
배경은 1922년 멕시코입니다. 프리다는 첫 연인과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고 침대에만 하루 종일 누워있게 됩니다. 스마트폰도 TV도 없던 당시에 얼마나 지루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다는 그 시간 그림을 그리며 미술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자신의 그림을 멕시코 최고의 화가 디에고에게 평가해달라고 했고 디에고는 그녀의 매력에 빠져 둘은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영화는 디에고를 만난 뒤 기쁨과 슬픔의 에피소드에 따라 그녀의 작품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녀의 생에 마지막까지 그려냅니다.
또 한 명의 천재. 감독 줄리 테이머
영화를 연출한 감독 '줄리 테이머'를 저는 또 한 명의 천재 예술가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녀만의 색을 드러내고 성과를 낸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예술가입니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뮤지컬 '라이온 킹'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줄리 테이머는 2002년 영화 프리다뿐만 아니라 1997년 뮤지컬 라이온 킹의 연출가 이기도 합니다. 뮤지컬 연출 경험이 없는 그녀는 당시 제안을 받고 기대하면서도 불안해했는데 디즈니에서 돈을 많이 벌 뮤지컬이 아닌 색다른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라이온 킹을 색다를 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뮤지컬로 만들었습니다. 1994년 개봉한 디즈니의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도 대단했었습니다. 동화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더 이전 작품과 달리 디즈니가 만들어낸 이야기로 새로울 뿐만 아니라 여러 상을 수상하며 디즈니의 저력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작품으로 극찬을 받았었습니다. 줄리 테이머는 그녀의 연출로 애니메이션을 뛰어넘는 뮤지컬을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예술적 감각이 라이온킹 뮤지컬 연출을 뛰어나게 만들었습니다. 아프리카 부족의 에스닉한 이미지를 라이온 킹에 적용하여 새로운 시각적 감동을 주었습니다. 200여 개의 다양한 가면들은 애니메이션만큼이나 브로드웨이 무대를 아프리카 사바나로 잘 연출했습니다. 그녀의 실험적인 연극에 관심을 가지고 연출한 것과 다양한 문화권에 대한 관심이 라이온 킹 같은 연출을 가능하게 한 듯합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미국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토니상을 여성 최초로 수상합니다.
줄리 테이머의 삶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녀는 1952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극에 관심이 있어 연극부에 들어가고 관련 공부를 지속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도 영향을 줄 경험을 고등학교 때 합니다. 아시아. 일본, 스리랑카, 인도로 여행을 다녀오며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인형극과 실험극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벌린 대학에서 민속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이런 연극, 여행 경험, 인형극과 실험극에 대한 흥미가 현재 그녀의 작품에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녀는 영화감독이라고 하기에 장르를 넘나들며 시너지를 내는 멋진 작업활동들을 이어가는 예술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프리다의 책 "내 영혼의 일기"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그녀의 책 "내 영혼의 일기"를 추천합니다. 영화에 짧게 표현되는 에피소드들. 그녀의 작품과 그녀의 생각을 더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못다 한 그녀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고 그녀의 삶을 알게 되니 그녀의 삶과 운명은 영화에서보다 훨씬 잔혹했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태어날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았습니다. 그녀의 어릴 적 원래 꿈은 의사였습니다. 그녀는 디에고의 작품을 학교 강당의 벽화로 처음 보았고 그때까지만 해도 이 둘이 후에 결혼을 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디에고와 프리다의 나이차가 20살인데 프리 다카 18살이면 당시 디에고는 38살 정도 되었습니다. 1925년 그녀가 18살이던 해에 그녀는 사고를 당합니다. 그녀를 위해 부모님들은 천장에 유리를 설치해주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거울을 들고 있는 작품이나 거울 속 자신을 응시하는듯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들이 겹쳐 떠올랐습니다.
수차례의 치료 과정과 고통스러운 수술을 거쳐 그녀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됩니다.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를 찾아간 이유는 그녀가 정식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아 인정받고 평가를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서였습니다. 당시 디에고는 멕시코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타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런 프리다의 모습에 인상이 깊었던 둘은 사랑하고 결혼했습니다. 당시 20살이나 차이나는 둘의 결혼이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프리다와 결혼하기 전부터 디에고는 많은 여성 편력이 있었는데 결혼한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많이 어렸던 프리다 칼로는 어쩌면 인정받고 전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디에고와의 첫 번째 결혼까지만 해도 그녀의 아내였는데 앞서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친동생과의 목격하고 그녀는 이혼하고 몸도 마음도 힘들어했습니다.
이후 둘은 재결합을 하는데 '서로 경제적 관계적으로 구속하지 않는' 조건으로 두 번째 결혼을 시작하였습니다. 디에고와의 이혼 후 그녀의 몸과 마음은 많이 망가졌고 그러한 것들이 그녀의 작품에서도 느껴집니다. 끝없는 수술 그리고 더 악화되는 병. "내 영혼의 일기"는 이 시기에 10년간 적은 프리다의 일기입니다. 프리다의 삶에서 디에고는 어마어마한 고통을 준 사람이지만 그만큼 사랑하고 의지했던 사이이기도 합니다. 프리다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디에고는 그녀의 개인전을 준비해 주었고 그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도 연출되었습니다. 침대를 벗어날 수 조차 없어서 침대를 전시장으로 옮겨 자신의 전시에 참여하는 모습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화를 읽고 책을 다 읽으면 "행복하게 떠날 수 있길.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길."라는 그녀의 말이, 그리고 그녀의 그림들의 잔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포스팅을 마무리하며
반 고흐도 그렇고, 프리다도 그렇고 영화를 감상하고 그들의 책과 작품을 보면 여운과 잔상이 진하게 남습니다. 내가 이들의 삶을 살았으면 나는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그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다"는 고흐의 말이 프리다도 공감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을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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