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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흑인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입니다.미술영화.'바스키아 Basquiat'

by ★☆★! 2020. 11. 3.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기 원하지 않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흑인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입니다. 미술 영화. '바스키아 Basquiat'

개봉 : 1998년 9월

상영시간 : 105분

감독 : 줄리안 슈나벨 

주연 : 제프리 라이트

 

제 점수는 80점입니다.

 바스키아를 아는 사람은 너무 재미있고 모르면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중간중간 바스키아 그림의 상징이 들어갔는데 모르고 보면 당황스러우나 알고 보면 감독의 센스가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1998년 22년 전 개봉한 영화라서 그런지 90년대 만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용의 흐름과 영상미가 비디오와 팝아트 느낌이 있습니다. 미술과 바스키아에 관심이 없다면 몰입도가 떨어져서 80점을 주었습니다.

 

 

예술의 길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 초반에 화가로서 성공을 원하는 바스키아가 나옵니다. 예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농담처럼 던지는 말들이 농담인듯하지만 뼈 있게 툭툭 와 닿습니다. 중반부에 가서는 원하는 꿈을 이루는 순간도 보여주지만 이내 후반부로 갈수록 지쳐가고 상처 받고 고민하는 모습이 주변의 작가로서 혹은 사업으로서 성공하고 싶어 하고 성공하고 난 뒤에 달콤함 뿐 아니라 쓴맛도 보여줍니다. 독백처럼 나오는 말이 '어린 왕자'의 명언처럼 공감을 줄 것 같아 작가를 지망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줄거리 요약

거리의 낙서화가 시절의 바스키아

영화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게르니카를 엄마와 함께 보는 바스키아와 함께 영화는 시작합니다. 바스키아의 머리에 빛나는 왕관을 쓰고 있는데 그 장면에서 어른이 된 바스키아는 깨어납니다. 20대의 바스키아는 뉴욕의 빈민가에 삽니다. 어릴 적 유복한 가정이었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삶이 어려워졌고 영화에서 그의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있습니다. 바스키아는 '세이모'라는 낙서화 그룹으로 활동합니다. 거리를 다니며 곳곳에 낙서를 하고 "세이모"를 새깁니다. 레스토랑에서 첫눈에 반한 지나의 시선을 받으려 식탁에 잼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쫓겨납니다. 그 둘은 인연이 되어 사귀고 청춘 커플이 됩니다. 

 

성공하고 싶은 바스키아. 방법을 고민하다.

낙서를 하닥 갤러리 일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그곳의 전시하는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았고 갤러리에 전시하는 성공한 화가들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그런 바스키아에게 친구는 농담인 듯 아닌 듯 재미있는 조언을 합니다.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편한 옷을 입고 다니는 바스키아에 친구는 깔끔한 옷을 입고, 사교계에서 친구를 사귀고, 항상 열심히 그리는 것처럼 행동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후에 바스키아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는 듣습니다. 그때 눈앞에 앤디 워홀이 지나갑니다. 

 

네 그림을 공짜로 주지 말고 팔아.

앤디 워홀에게 그림을 평가받으려는 바스키아에게 친구는 "주지 말고 팔아."라고 조언합니다. 저는 이 영화 내내 이 말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바스키아에게 네 작품은 가치 없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앤디 워홀은 바스키아의 그림을 마음에 들어했고 샀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위로 더 위로 올라가다.

바스키아의 성공은 바스키아의 실력도 있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습니다. 파티에서 그의 첫 그림을 사준 사람, 그를 위해 작업실을 내준 사람, 그리고 그를 여러 가지 방면으로 도와준 앤디 워홀, 그리고 함께 있어주었던 지나. 영화를 보면 인종차별을 당해 상처 받은 에피소드도 있지만 제가 느낀 것은 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재능을 알아봐 주었고 도움을 주었다 였습니다.

 

높은 파도를 타듯이 위태위태한 성공의 나날들

영화를 보면 중간중간 하늘에 파도를 타는 서퍼가 환영처럼 나옵니다. 바스키아가 성공하는 부분에서부터 높은 파도를 타는데 영화를 보면서 파도 위에서의 모습이 잘 타는 듯싶으면서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바스키아도 그렇습니다. 자신을 처음 알아봐 준 르네와 사이가 틀어지고 갤러리와도 잘 맞지 않습니다. 바스키아가 다른 여자를 동시에 만나 지나도 떠나갔습니다. 앤디 워홀은 그와 다양한 작업을 하려 하지만 바스키아는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 이 부분들을 영화에서는 그가 공적인 인터뷰 자리에서나 일상생활 물건을 살 때조차 인종 차별을 당하는 모습에서 설명하려 합니다. 약을 계속 복용하는 바스키아에게 앤디 워홀은 '약을 끊으라 말합니다."

 

앤디 워홀의 죽음과 남겨진 바스키아의 마지막

영화 마지막까지 바스키아를 걱정하고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던 앤디 워홀. 그리고 그와 맞지 않아 피하던 바스키아. 바스키아가 앤디 워홀과 화해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는 앤디 워홀의 죽음을 듣습니다. 영화의 바스키아는 앤디 워홀의 죽음에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느끼고 워홀의 말을 듣지 않고 더 약을 많이 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바스키아가 친구에게 어릴 적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며 끝납니다. 어린 왕자가 목소를 빼앗기고 탑에 갇혔는데 빠져나가기 위해 창살에 왕관을 부딪히지만 그 소리가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좋아했지만 왕자를 찾을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하와이로 이주하지 말고 아일랜드로 가서 살자고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앞부분에 잠깐 나오지만 첫 여자 친구 지나와도 하와이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하와이가 아니라 아일랜드로 가자는 말을 듣고 지나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서핑 장면도 하와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 전시. 2021년 2월 7일까지 잠실 롯데 뮤지엄에서.

마침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바스키아의 전시를 잠실 롯데 뮤지엄에서 2021년 2월 7일 일요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롯데 에비뉴엘 6층에 하고 있습니다. 성인은 15,000원. 청소년 13,000원. 어린이 10,000원입니다. 전시 시간은 10시 30분부터 18시까지 입니다. 전시장에 가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바스키아의 작품과 기록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스키아'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화가 "줄리안 슈나벨"

미술 영화를 포스팅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특히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배우들을 조사해보면 더 그렇습니다. 바스키아를 연출한 감독 줄리안 슈나벨이 여화를 찍을 때 '장 미셸 바스키아'가 죽은 지 채 10년도 안된 시점이었고 줄리안 슈나벨은 당시 40대 후반이었습니다. 바스키아가 살아있었다면 30대 후반이었을 겁니다. 줄리안 슈나벨에게 '바스키아'는 데뷔작입니다.

 줄리안 슈나벨은 이전에는 요리를 했었고 화가였습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여행을 가서 가우디의 모자이크에 영감을 받아 캔버스 위에 접시를 깨서 모자이크를 붙인 뒤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플레이트 페인팅" 기법으로 작품을 하였습니다. 80년대 중반 주로 작업을 했는데 '신표현 주의'라고 불렸는데 어쩌면 이 시기에 바스키아와 활동을 같이 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같이 활동은 하지 않았더라도 그를 지켜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묘한 인연입니다.

 

2007년 '잠수종과 나비'로 골든글로브 2개 부문,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쥴리안 슈나벨 칸과 골든 글로브의 감독이었습니다. '바스키아'가 데뷔작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영화 안에 예술가로서 고민을 잘 녹여내었는데 '잠수종과 나비'는 그의 이런 연출력을 정점인 영화입니다. '잠수종과 나비'는 10년 전 고인이 된 엘르의 편집장 '장 도미니크 도비'의 실화 소설은 바탕으로 연출한 작품입니다. 사고로 왼쪽 눈만 깜빡일 수 있는 보비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그것을 다이빙벨 잠수복 안에서 한쪽 눈만 보이는 것 같아서 제목을 지은 것 같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한눈 만을 깜빡여 알파벳을 타이핑하여 130쪽의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을 집필해 낸다는 이야기인데 비극 안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2018년 줄리안 슈나벨이 만든 고흐 영화 "고흐, 영혼의 문에서"

러빙 빈센트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입니다.  러빙 빈센트에서 반 고흐가 나오지 않고 '아르망'이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영화라면 줄리안 슈나벨의 '고흐, 영혼의 문에서'는 고흐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됩니다. 영화를 보시면 배우도 정말 고흐와 똑같이 생겼고 영상이 너무 예뻐서 '저기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경도 아름답습니다. 바스키아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줄리안 슈나벨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감독입니다. 앞으로 나올 영화도 기대가 되는 감독입니다. "고흐, 영혼의 문에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28살 짧은 인생이 아쉬운 피카소의 후예 "장 미셸 바스키아"

장 미셸 바스키아를 검은 피카소로 많이 부릅니다. 처음에는 참 멋진 닉네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 그 닉네임이 민망했습니다. 무대에서도 그리고 일상에서도 차별당했고 작품에서도 흑백차별을 극복한 영웅들에게 왕관을 씌워주었던 바스키아.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오프닝에서 왕관을 쓰던 뉴욕 현대미술관 '게르마니아' 작품 안에서 왕관을 쓰고 환하게 웃던 어린 바스키아가 생각납니다. 그가 오늘날 살아있었다면 환갑이 지난 65살입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20대의 자신감 넘치는 바스키아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그의 이른 죽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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